반려동물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각 나라의 반려동물 문화와 정책도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제도, 관리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입양 문화: 유기동물 vs 구조와 책임
한국과 미국의 반려동물 입양 문화는 기본적인 구조부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펫숍이나 브리더를 통한 상업적 분양이 일반적이며, 유기동물 입양 문화는 일부 보호소나 시민단체 중심으로 조금씩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보호자들이 외형이나 품종을 중시하며, 유기견 입양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미국은 구조동물 입양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Adopt, Don't Shop(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으며, 보호소와 동물보호단체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호소에서는 입양 전 심사, 면접, 사전교육을 통해 보호자 적격성을 검토하고, 일부 주에서는 입양 계약서에 반려동물 반환 조항까지 포함되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진행됩니다. 또한 미국은 품종견보다는 믹스견이나 노령견 입양에 대한 인식도 점점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반려동물을 ‘소유’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는 문화의 반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관리 제도: 등록제와 보험의 차이
한국은 2014년부터 반려견 등록제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었지만 등록률은 여전히 4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내장형 칩 또는 외장형 태그 방식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미등록 시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단속이 적극적이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반려견 중심의 정책이 대부분이며, 고양이나 기타 반려동물에 대한 등록 제도는 아직 미비한 수준입니다. 펫보험은 2021년부터 확대되고 있지만 보험료 부담과 보장 범위 제한으로 활성화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반려견 등록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일부 지역은 고양이도 등록 대상에 포함됩니다. 반려동물 등록 시 매년 갱신이 필요하고, 백신접종(특히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수입니다. 이외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소유자 제도(Responsible Pet Ownership)로 반려인이 지켜야 할 윤리 및 법적 의무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펫보험 또한 매우 보편화되어 있으며, 대형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진료비 보상도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적용되고 있어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예방 중심의 반려동물 건강관리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교육 시스템: 인식 개선의 핵심
반려인 대상 교육과 문화캠페인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반려동물 교육이 대부분 자율적이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문화센터나 일부 온라인 강좌, 유튜브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학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식 교육 의무나 강제성이 없다보니 반려인의 반려동물 이해부족으로 학대 또는 방임, 반려견의 문제행동이나 사회성 부족 등으로 인한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반려인 교육이 입양 단계에서부터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소에서 입양 전 필수 강의를 요구하거나 반려견 훈련소에서의 교육 이수 후 입양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공 교육기관, 동물병원, 지역 커뮤니티에서 정기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반려인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강아지 사회화 훈련(puppy class)이나 보호자 행동 교정 교육 등 세분화된 프로그램도 많아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교육 문화는 결국 반려동물 유기율, 공공장소에서의 펫 에티켓 준수율, 반려인간 갈등 발생률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동물복지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한국은 빠르게 발전 중이긴 하지만 여전히 제도와 인식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반면, 미국은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교육 문화를 바탕으로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입양부터 교육, 관리까지 책임감 있는 보호자를 양성함으로써 반려동물 선진국이 되었으면 합니다.